화제의 드라마 *화이트 로터스(The White Lotus)*는 시즌마다 등장하는 남성 누드 장면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 왔다. 왜 남성의 나체가 여전히 화면 속에서 논란과 충격을 불러일으킬까?
시즌 3의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 FBI로부터 수배 중인 억만장자 팀 래틀리프(제이슨 아이삭스)는 아침 식사 도중 느슨하게 묶인 가운 사이로 실수로 성기를 노출시킨다. 이를 본 자녀들이 외치는 “아빠, 뭐 하는 거야!”라는 대사와 함께 해당 장면은 순식간에 SNS에서 화제가 됐다.
남성 누드의 반복적 등장
이번 장면만이 유일한 사례는 아니다. 화이트 로터스의 첫 시즌부터 각 시즌의 첫 에피소드에 남성의 나체가 등장해 왔다. 시즌 1에서는 남성이 고환에 암이 생긴 것 같다고 아내에게 검사해 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있었고, 시즌 2에서는 남성 캐릭터가 친구의 아내 앞에서 수영복을 갈아입으며 성기를 노출시켰다.
이처럼 시리즈 전반에 걸쳐 남성 누드는 단순한 충격 요소로만 기능하지 않고, 남성성, 권력, 불안 등을 드러내는 상징적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왜 남성 누드는 여전히 논란인가?
유럽의 영화나 TV는 전통적으로 남녀의 나체를 비교적 자유롭게 다루어 온 반면, 미국과 영국에서는 여전히 남성 나체가 금기시되어 왔다. 화이트 로터스의 사례는 이런 사회적 금기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드라마 속 남성들의 누드는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자신감 넘치는 캐릭터는 누드를 통해 남성성을 과시하는 반면, 불안하거나 위기에 처한 남성들은 나체를 통해 심리적 불안을 드러낸다.
"멜로드라마적 남근"과 남성성의 이중성
화이트 로터스의 남성 누드 장면은 영화 연구자들이 말하는 "멜로드라마적 남근"이라는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이는 화면 속 남성 성기 노출이 단순한 자연스러운 연출이 아니라 충격적이거나 극적인 상황과 연관되어 등장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남성 누드와 더블 스탠더드
남성 배우들이 누드 연기에 대해 프로스테틱(인조 성기)을 사용했음을 강조하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제이슨 아이삭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왜 남성의 나체에 대해 이렇게 많은 질문이 쏟아지는가? 여성 나체는 그렇게 다뤄지지 않는데, 이것은 남성과 여성 나체에 대한 이중 잣대를 보여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실적 다양성에 대한 요구
영국 더럼 대학의 영화학 교수 산티아고 포우즈-에르난데스는 "프로스테틱 사용은 배우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오히려 현실적 다양성을 왜곡할 수 있다"며 "더 다양한 몸과 사이즈의 남성 나체가 등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연스러운 연출을 향한 변화
드라마의 창작자인 마이크 화이트는 성적인 장면과 나체 연출을 통해 인간의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면모를 드러내려는 의도를 밝혔다. 화이트 로터스는 남성 누드와 그로 인한 논란을 통해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적 금기를 비추며, 관객들에게 남성성과 권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